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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으로 다섯 끼를 이렇게 해결했다!
o설레임o
2006. 7. 13. 12:30
1만원으로 다섯끼 먹기’라는,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에 도전했다. 독자와의 소중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1만원짜리 한 장 달랑 들고 길거리를 누볐다. 그리고 성공했다. 다섯 끼 배부르게 먹고, 심지어 600원이나 남겨 돌아온 <프라이데이>에 격려의 박수 주시라.
‘짱가’ 자장면 다른 자장면집에 비해 3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인지라 이곳의 모든 서비스는 ‘셀프’로 이뤄진다. 단무지며 수저, 그릇 정리까지 손님 몫이다. 찾는 이들이 대부분 단골인지라 어느 누구 하나 이 시스템에 불평하지 않고 일사분란하게 자기 밥상을 차려 먹는다. 자장면 맛도 꽤 괜찮다. 우리가 아는 일반 자장면보다 고기가 적고 자장이 조금 묽기는 하지만, 다른 곳에 비해 2,000원이나 싸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아주 양호한 편이다. 자장면의 양도 우려했던 것과 달리 아주 정상이다. 일반 자장면집에서 ‘보통’을 시켜 먹는다면 이곳에서도 그냥 ‘보통’을 시키면 된다. 괜한 걱정에 1,500원짜리 ‘곱빼기’를 시켰다가는 반도 못 먹고 남길 수 있다.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아주머니 말에 따르면 2,000원짜리 탕수육도 맛있다. 예산이 빠듯한 기자는 안타깝게 탕수육은 맛보지 못하고 일어섰다. ▒ Infomation 02-765-8883 |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 3번 출구, 우리은행 골목 진입 10m ‘온달돈까스’ 망설임 끝에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점심시간을 넘긴 오후 2시경이지만 빈 테이블이 보이지 않는다. 왕돈가스를 주문하고 옆 테이블을 힐끗 보니 모두들 ‘돈가스 삼매경’에 빠져 있다. 소문대로 돈가스는 큼지막하다. 어른 손바닥 두 개 정도 펼친 크기다. 고기의 단면이 두껍지는 않지만 튀김가루를 잘 묻혀서인지 제법 씹는 맛이 있다. 소스는 ‘추억의 맛’이다. 경양식집에서 맛보던 돈가스를 잊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만하다. 새콤 달콤한 기운이 도는 소스를 덮어쓴 돈가스와 양배추샐러드, 밥 한 덩어리, 여기에 방울토마토까지 올려져 있다. 밥은 무한 리필된다. ‘대식가인 친구랑 왔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밀려든다. 2,900원이라는 거금을 들인 밥상이기에 필사적으로 모두 먹어치우려 했으나, 짱가에서 무리하게 자장면을 먹은 탓인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먹다 지쳐 결국 돈가스의 반은 남기고 말았다. ▒ Infomation 02-923-6557 | 지하철 4호선 돈암역 1번 출구, 국민은행 뒤 주차장 맞은편 ‘소문난 집 추어탕’ ‘소문난 집 추어탕’은 낙원상가의 랜드마크 같은 곳이다. 낙원상가 입구에 자리한데다 근처 가게들에 비해 눈에 띄게 큰 간판을 걸어놓았기 때문이다. 탑골공원을 찾는 어르신들은 보통 ‘어이, 소문난 집 앞에서 만나세’라며 약속 장소를 정한다. 가게 역사도 무려 48년이나 된다. 간판에는 ‘추어탕’ 전문점인 것처럼 써 있지만, 막상 이곳에 추어탕은 없다. 의아하게 생각할 틈도 없이 가게로 들어서자마자 주인은 우거지국밥 한 그릇을 차려낸다. “메뉴는 이것 하나인가요?”라고 묻자 ‘뭘 그런 걸 묻느냐’는 표정을 지어 보인다. 그리고 건조한 말투로 “처음에는 추어탕도 하다가 수지가 안 맞아서 5년 전에 그만뒀지”라고 답한다. 보통 때 같으면 이런 모습을 ‘불친절하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48년 역사라는 든든한 백그라운드 덕인지 주인의 그런 무뚝뚝함이 카리스마처럼 느껴진다. 우거지국밥 값은 1,500원. 우거지 양도 넉넉한 편이고, 나름대로 고기 국물처럼 기름도 동동 떠 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공깃밥을 말아 먹으면 한 끼 식사로 훌륭하다. 탑골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다 허기를 달래기 위해 오는 어르신들이 많은 편. 통나무를 썰어 만든 투박한 테이블에는 세월의 때가 묻어 있다. 기름때와 사람 냄새가 밴 듯한, 그 끈적거리는 느낌이 싫지만은 않다. 비가 올 때 찾으면 꽤 운치가 있을 것 같다. 200원짜리 ‘잔술’도 판매한다. 찬장처럼 보이는 곳에는 누군가가 남기고 간 듯 ‘키핑’된 소주병도 놓여 있다. ▒ Infomation 02-742-1633 | 필름포럼 매표소 출구, 오른편에 위치 ‘고향집’ ‘소문난 집 추어탕’과 함께 언급되는 곳은 바로 대부분의 메인 메뉴를 2,000원으로 통일한 ‘고향집’. 순두부, 콩나물국, 선지해장국 같은 음식은 기본이고 이곳에서 ‘여름특선별미’로 명명한 콩국수도 2,000원이다. ‘콩국수 먹으러 오는 분이 많다’는 이야기에 콩국수 한 그릇을 주문했다. 채 썬 오이와 통깨를 뿌려 제법 구색을 갖춘 듯 보이는 모양새다. 면발은 일반 잔치국수지만, 국물 맛은 꽤 비범하다. 콩물이라고 하기에는 고소한 맛이 강하다 했더니, 통깨와 땅콩 등 일곱 가지 곡물을 섞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주인에게 “고소하긴 한데 조금 묽다”고 했더니 “어르신들은 텁텁한 것을 싫어해 일부러 조금 묽게 했다”고 답한다. 시원하게 후루룩 넘기기에는 꽤 괜찮은 맛이다. 스스로 ‘전라도 최고의 손맛’이라고 자부하는 주인이 만들어낸 깔끔한 반찬도 입에 잘 맞는다. 깍두기며 조림 반찬이 함께 나오는데 반찬만으로도 공깃밥을 비워낼 수 있을 정도다. ▒ Infomation 02-742-4120 | 허리우드극장에서 낙원상가 굴다리 밑, 현음악기 골목 진입 10m ‘옛집’ 메뉴판을 보니 온국수는 2,000원, 비빔국수는 2,500원이다. 500원의 차이, 무조건 온국수를 시켰다. 주문한 지 5분여 만에 국수 한 그릇이 테이블 위에 놓인다. 은근한 연탄불에서 끓인 다시 국물로 만든 온국수는 개운하고 깔끔하다. 다시 국물은 다시마와 멸치만을 넣어 만든다. 함께 나오는 김치는 ‘훌륭하다’는 수식이 붙어도 좋으리만큼 맛이 좋다. 시원한 열무김치와 배추김치를 섞어서 내오는데 시큼한 맛이 국수와 꽤 잘 어울린다. 구색을 맞추기 위해 내놓는 시큼털털한 김치가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감동이다. 가게 벽면에는 이곳의 역사와 명성을 담은 신문 기사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다. 11년째 2,000원의 가격을 유지하고, 노숙자가 들르면 사리까지 더 얹어 밥상을 차려주는 넉넉한 마음의 주인에 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온국수보다 더 따뜻한 이야기에 마음이 훈훈해진다. “언제까지 2,000원을 받으실 거냐”는 장난 섞인 물음에 “돈 벌려고 하는 장사도 아닌데, 뭘” 하며 주인이 같이 웃어준다. ▒ Infomation 02-794-8364 |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2번 출구, 액자가게 골목 진입 20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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