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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누리사랑…’배고픈 어르신들께 ‘행복 한그릇’ -경향신문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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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2. 22. 10:40
‘누리사랑…’배고픈 어르신들께 ‘행복 한그릇’ | |||
남과 나누는 여유는 가진 돈이 아니라 마음에서 나온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실천하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이 말을 몸으로 실천하는 아름다운 가족이 있다.
이 센터를 운영하는 이재현씨(26). 그는 “할 줄 아는 것이 밥하는 것밖에 없으며, 따뜻한 밥 한공기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이씨는 졸업 후 사회복지사로 여러 자선단체와 봉사단체에서 일을 했다. “노인 봉사를 하는 동안 현실적 문제점에 부딪히면서 미래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죠. 노인복지 정책이란 것이 고작해야 버스비를 몇푼 지급하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것이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죠.” 그는 각종 자선단체에서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펼치고는 있지만, 정작 가까이 다가가보면 소외받고 상처받는 노인들이 많다고 했다. 게다가 무의탁 또는 저소득 등의 재가 노인복지에 따른 까다로운 선정기준으로 인해 실제 어려운 노인들은 복지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소수이긴 하지만 어려운 이웃들을 도구로 삼아 영리를 취하려는 사람들을 접하면서 이씨는 제 손으로 직접 도와야겠다고 다짐했다. “어느날 한 할아버지가 폐휴지를 주우러 다니면서 그 속에서 음식까지 주워 끼니를 해결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죠. 한 쪽에선 음식물이 넘쳐나 버려지고 있는데 말이죠. 그런 분들 점심 한끼라도 내 손으로 직접 해 드리고 싶었어요.” 이씨는 무료급식소 건립을 위해 부모님으로부터 무이자 무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무료급식소의 배식을 맡고 있는 아버지 이우형씨(60). 15년 가까이 교회에서 소외된 이웃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했던 아버지 이씨는 재현씨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다. 아버지 이씨는 “주변에서 굶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내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몸이 아파 치료를 받으면서도 힘들다고 생각해 본 적은 단 한번도 없다”고 했다. 150여명 몫의 음식을 하느라 최근 오른쪽 팔 인대가 늘어난 무료급식소 ‘주방장’ 어머니 심금봉씨(59). 그는 “훌륭한 식단은 아니지만 주는 사람도 먹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야죠. 밥이 떨어지면 국수라도 삶아요. 배가 고파서 오신 분들 맛있게 배불리 드시면 그게 제일 좋아요”라고 말했다. 은평구만 해도 서너곳의 무료급식소가 있다. 각 시설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선정 기준은 대체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그보다 약간 형편이 나은 60세 이상 노인들로 신원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해야하며, 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라면 수급자 증명서를 가져가야 하고, 시설에 따라서는 주민등록등본이나 의료보험증을 요구하는 등 까다롭다. 하지만 이곳에는 그런 것이 필요없어 입소문을 타고 노인들이 몰려온다. 또 이곳에서 이씨는 결손가정 아동들과 저소득층 아동들을 위한 방과후 공부방도 개설했다. 오후에는 식탁이 그대로 책상이 되는 셈이다. 현재 초·중·고 25명의 학생이 이곳에서 공부에 열심이다. 주로 할머니와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던 희선이(가명·14)는 이곳에서 밥을 먹고 공부와 종이공예도 배운다. 택시운전사였던 아버지의 돈벌이가 줄어들면서 엄마마저 자살한 재영이(가명·8) 역시 이곳에서 지치고 아픈 마음의 상처를 많이 치유받았다. 모두 이씨 가족의 아름다운 사랑과 보살핌 때문이다. 하지만 어려움이 왜 없겠는가. 당초 지역아동센터로 허가를 내준 구청측이 무료급식소를 운영한다며 신고증을 반납하라고 통보한 것. 돈벌이를 위해서도 아니고 불쌍한 노인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 온가족이 나서 대접하는 것이 화근이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여기에 운영비 부족도 어깨를 무겁게 한다. 지난해 8월 문을 열었지만 1년이 지나야 구청으로부터 보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월세, 기타 운영비를 가족들이 감당하기에는 힘들다. “늘 부모님이 ‘이웃과 더불어 살라’는 말씀을 하세요. 봉사라기보다는 오히려 일하면서 우리 가족이 얻는 기쁨이 훨씬 큽니다. 작지만 가족이 힘을 모으다 보니 큰 사랑이 되네요.” (02-308-7982) 〈글 김윤숙·사진 김문석기자 yskim@kyunghyang.com〉 |
출처 : ‘누리사랑…’배고픈 어르신들께 ‘행복 한그릇’ -경향신문 3/24
글쓴이 : 안졸려(황유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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