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21. 14:58ㆍ추억,기삿글
지난 6월말부터 내리기 시작한 장맛비가 7월중순이 다 되어가도록 그치지 않고 내리고 있다.
매월 정기적으로 여행을 통해서 친구들과 우정을 쌓아가고 있는 다음카페 여행동호회[70년 개띠들의 추억만들기]는 장맛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충청남도 옥천군과 영동군 그리고 금산군을 금강을 끼고 돌아보는 향수백리길 탐방에 나섰다.
이번여행에는 멀리 포항과 대구 영주에서 경상권팀과 서울에서는 서울,경기도 연합팀 그리고 대전,충청권팀 과 부득이하게도 개인출발을 해야하는 서울의 또다른 한팀과 이렇게 4팀으로 당일코스로 여행을 진행.
원래는 전라권팀들도 참석하기로 했으나 갑작스러운 폭우로 불가피하게 참석을 포기하기에 이르러서 5팀에서 4팀으로만 여행을 진행하게 되었다.
일요일 이른아침 천만다행스럽게도 서울은 비가 오지 않고 흐린날씨다.
면목동에서 명희,종암동에서 금전,양재동에서 행섭,구리시에서 은영,삼전동에서 흥룡 모두가 7시출발시간에 맞춰서 도착했다.
짧은 인사를 나누고 이내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하며 서울요금소를 지나 목적지인 대전광역시 판암나들목으로 달린다.
수원을 지나 오산에 다다르니 빗방울이 제법굵어지기 시작한다.
천안을 지나 청주에 다다르자 한치앞도 안보일정도로 비가 쏟아붓고 있다.
비상등을 켜고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고속도로위를 달린다.
그렇게 한시간넘게 달려서 목적지인 대전광역시 판암나들목에 도착한다.
먼저 도착한 수빈이와 팔기,대전친구 현선이와 린아 그리고 성복이와 혜숙 그리고 근원이와 희숙이가 도착을 하고 뒤늦게 도착한 경상권팀(경진(포항),희영(대구),성자(대구),주현(대구))들과 함께 주차장으로 이동.
하루종일 이야기를 나누며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조를 편성한 명단을 불러주고 가져 온 승용차들은 주차장에 주차를 해놓고 3대의 승합차에 골고루 나눠서 탄다.
미연이와 동준이는 미연이가 멀미를 심하게 해서 승용차로 함께 이동하기로한다.
대전을 지나 10여분을 달리니 이윽고 [향수]를 지은 정지용시인의 생가에 도착한다.
비가 내리는 이른시간이라서 그런지 방문객들이 그다지 많이 보이지는 않았다.
복원한 선생님의 집을 둘러보고 뒷편에 아담하게 만들어놓은 기념관에 들려 선생님의 이야기를 엿본다.
[향수]하면 가수 이동원씨가 불렀던 그 노래가 생각이 날것이다.
그 향수라는 명시를 작시하신분이 바로 정지용선생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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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정 지용
넓은 벌 동쪽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음음음음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음~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우우우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 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꿈~엔들)꿈~엔들(꿈~엔들)
잊~힐리야
그 당시의 시골풍경들과 선생님의 업적들을 회상하며 기념관을 둘러보고 친구들과 함께 방문기념 단체사진을 찍어 추억속에 담아본다.
어린시절 흔하게 보던 초가집과 흙돌담들...
높게만 보이던 돌담이 오늘따라 더욱 낮게만 보인다.
정 지용선생님의 생가를 뒤로하고 옥천군에서 자랑하고 있는 향수백리길로 접어든다.
장맛비를 한껏 맞고 웅장하게 서있는 아름드리 벚나무와 플라타너스를 보면서 게절이 어느덧 한가운데 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비로인해 대청호의 파란색 물빛은 황토빛이고 산과들에는 비를 맞아 더욱 진한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는 향수백리길.
친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며 달려본다.
우리 차량에는 행섭(양재동),명희(면목동),주현(대구),린아(대전),팔기(영주) 이렇게 여섯친구가 이야기꽃을 피우며 금강을 따라 이어진 향수백리길을 달리고 있다.
장맛비로 황토색강이 되어 있는 금강이지만 먼산위에 비가 잠시 그치고 구름이 멋드러지게 걸쳐있는것도 보고 강가에 나와 낚시를 하고 있는 강태공들도 보면서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여행을 즐기고 있다.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비포장길이라서 뿌옇게 먼지가 날렸을텐데 비가 내린이후라서 그런지 오히려 먼지도 없이 상쾌해서 좋다.
금강휴게소를 지나치고 다시 금강을 끼고 상류로 오르다보니 어느덧 옥계폭포에 다다른다.
가는길에 감나무가 많이 보이는것을 보니 이곳부터는 충청북도 영동군인가 보다.
좁은 언덕길을 올라 얼마 가지 않으니 눈앞에 옥계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웅장한 폭포가 존재하고 있었다니...
나도 모르게 아니 우리친구들 모두 입에서 탄성을 자아낸다.
오랜시간 내리고 있는 장맛비로인해 풍부한 수량은 폭포를 더욱 경쾌하고 웅장하게 만들어 놓았다.
차를 타고 폭포까지 갈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비가 내리는 악천후에도 들려 볼 수 있었던 옥계폭였다.
옥계폭포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난계국악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금강변에 자리하고 있는 난계국악당은 국악을 직접 보고 듣고 만져보며 오감으로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해 놓은곳이다.
하지만 우리 일행들이 국악당을 찾았을때는 볼 수 는 있었으나 체험을 할 수 없도록 국악기들을 모두 치워 놓은 상태였다.
항시 시설을 갖추고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것인데 왜 그렇게 깜끔하게 치워 놓았는지 궁금하기도하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금강을 따라 또다시 잘 포장된 아스팔트길을 따라서 상류로 올라간다.
이번에 찾을곳은 금강변에위치한 어죽집.
금강을 따라 오래전부터 민물고기를 이용한 음식들이 발전을 해왔었는데 바로 그중에 유명한 어죽집을 찾아 가는길이다.
전날 내린비로 상류로부터 유입량이 늘어나면서 강건너 어죽집으로 가는 길이 잠수가 되었다고한다.
길안내를 하기위해 강건너어죽집에서 종업원인듯한 사람이 인솔을 해서 간다.
가파른 산길을 따라 굽이굽이 삼십여분을 따라가니 산밑에 수영장이 딸린 어죽집이 나타난다.
강건너를 보니 직접오면 3분거리인것을...
그러나 어쩌겠는가?
물이 불어서 이렇게 된것을...
민물 새우를 튀김가루로 튀긴 새우튀김이 나오고 이어서 금강변에서 처음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던 도리뱅뱅이 따라 나온다.
몇가지의 밑반찬이 따라나오고 드디어 어죽이 나오는데...
시장이 반찬이라고 했던가?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이 어죽한항이리를 모두 동을 낸다.
대단한 친구들의 먹성이다.
아마도 오전내내 여행을 하면서 아무것도 먹지 않고 굶었던 여파가 컸던 모양이다.
인삼막걸리와 밤막걸리를 곁들여 함께 먹으며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이곳이 바로 무릉도원으로 보인다.
뒤돌아 다시 나와 충청남도 금산군으로 넘어간다.
멀리 희뿌연 안개너머로 우리나라 최초의 위성기지국인 금산위성기지국이 보인다.
시대가 많이 변하여 인터넷과 해저광케이불이 정보를 전달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아직도 버젖이 금산위성기지국은 운용되고 있다고 하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인삼으로 유명한 금산인삼센터를 찾아보려고 방문했으나 인삼엑스포를 준비하느라 문을 닫았다.
하는 수 없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용담댐(전북진안)을 찾아 보기로한다.
용담댐으로 향하는 13번국도.
이곳은 나에게 있어서 아련한 추억이 깃들어 있는곳이다.
어린시절 지금 되짚어 보면 세살로 기억된다.
은방울자매가 부른[마포종점]이라는 노래가 종전의 히트를 기록 할 무렵 비포장길을 어머니 손잡고 털털거리면서 이길을 지나 전라북도 진안군 동향면 자산리에 살고 계시는 외할머니와 이모를 만나러 가던 바로 그길이기 때문이다.
달리는 차안에서 그때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되살아 나며 야릇한 추억에 빠져본다.
그런 이길을 세월이 어느덧 사십여년이 흘러 사랑하는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하며 달리고 있는것이다.
길게 뻗은 가로수를 누비며...
웅장함 댐을 보며 왼쪽으로 돌아 한국수자원공사 용담댐 전시관으로 향한다.
비가 와서일까?
직원이 한명도 안보인다.
보통은 직원들이 안내를 해주거나 방명록에 서명을 받곤 하는데...
아마도 휴일이라서 문만 열어두고 쉬러 간 모양이다.
폭우가 쏟아져 웅장하고 아름답기로 소문난 용담댐을 제대로 보지는 못헀지만 이곳에서 친구들과 또하나의 추억을 만들었다.
용담댐을 뒤로하고 오던길을 되돌아가니 조금전에 내린비로 토사가 도로로 흘러내려 비가 얼마나 많이 왔는지 심감케 할 정도였다.
실개천은 어느새 강물처럼 흐르고 낮은 논은 이미 침수된지 오래다.
진안군과 금산군은 인삼으로 유명하다.
비가 많이 내리면 인삼포(인삼밭)에 물빠짐이 안돼서 인삼이 많이 썩게되는데 더이상 비가 내리지 않고 그쳤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칠백의총을 둘러 볼 계획이었으나 비가 많이 내려 일정을 취소하고 저녁식사를 하기위해 옛터라는 음식점으로 향한다.
아름드리 플라타너스가 터널을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옛17번국도.
새롭게 17번국도를 이전하면서 옛명성을 잃은지 오래되었지만 향수에 젖어 달리는 이길은 여느 도로와는 달리 향긋한 추억의 냄새가 난다.
앞으로 좋은 인연으로 오래도록 마주하고 싶은 주현,행섭,린아,명희,그리고 팔기까지...
앞차에 타고 가고 있는 성자,희영,경진,은영,현선,성복,근원,수빈,혜숙,금전,미연,동준,흥룡,희숙,선미,나에게 있어 오래도록 여행을 하며 좋은 추억을 함께나누고싶은 고맙고 소중한 친구들이다.
이런저런 추억들을 떠올리며 달리다보니 목적지인 옛터음식점에 도착했다.
양초로 조경용 가로등을 만들어 놓은 아기자기한 나무계단을 오르니 가운데 장작물을 지피고 있는 작은 마당이 나오고 또다시 계단을 오르니 우측편으로는 민속박물관이 위치하고 있다.
잠시들려 민속공예품과 부장품들을 둘러보고 통나무로 만든 안으로 들어서니 마치 어린시절 사랑방에 앉아 있는 기분이 들 정도 이다.
처마밑으로 낙숫물이 떨어지는것을 보며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오늘 여행의 후일담들을 늘어놓으니 한보따리다.
주섬주섬 이야기들을 주어담고보니 어느새 추억이라는 보물들이 가슴속에 가득하다.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꽃을 피우기를 두어시간.
이제는 각자의 집으로 가야 할 시간들이다.
언제나 아쉬움과 그리움이 남는 친구들과의 여행들.
여느카페와는 다르게 정도 많고 그리움이 많은 친구들.
아침에 주차를 해두었던곳으로 다시와 한자리에 모여 이별의 인사를 나누는데 또다시 헤어져야 한다는 연인들의 아쉬움처럼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친구들을 뒤로하고 장맛비가 쏟아져 내리는 고속도로위를 달리면서 오늘을 회상해본다.
70년 개띠들의 추억만들기 는 계속 이어집니다.
http://cafe.daum.net/1970doges/
글/사진: 양 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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